얄밉고 짠한 악녀의 코 끝 찡한 마지막…"살려달라"는 요청 쏟아졌대요

입력 2017-10-20 19:00   수정 2017-10-21 08:45

SBS 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인생 캐릭터 만난 손여은

시청자 공감 얻은 악녀로
연기력·흥행성 입증



[ 박슬기 기자 ] “악역으로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줄 몰랐어요. 제 캐릭터에 감정 이입이 많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여운이 꽤 오래 가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최근 종영한 SBS 토요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극본 김순옥, 연출 최영훈)에서 공룡그룹의 장녀 구세경 역을 연기한 손여은은 이렇게 말했다. 극 중 구세경은 아버지가 회장인 회사를 독차지하기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인물이다. 손여은의 첫 악역 연기였다.

“처음에는 ‘구세경 역을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많았어요. 전작 캐릭터들과는 색깔이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죠. 하지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컸기 때문에 열심히 했습니다. 구세경을 만나고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는데 시청자의 사랑을 많이 받아서 참 좋습니다. 입체적으로 잘 표현된 것 같아요.”

‘언니는 살아있다!’에는 악녀 3인방이 있다. 손여은과 다솜(씨스타 멤버), 양정아다. 세 사람은 ‘누가 더 많은 악행을 저지르나’ 대결을 하나 싶을 만큼 나쁜 짓을 많이 했다. 그중 손여은은 설득력 있는 악역 연기로 시청자의 호응을 받았다. 그토록 많이 악행을 저질렀는데도 극 말미 유방암에 걸려 시한부 삶을 선고받자 시청자는 ‘살려 달라’고 요청했다.

“뜻밖이었습니다. 구세경이 나쁘긴 했지만 그 안에서 용서와 화해, 사랑을 보여주는 점에 공감한 분이 많았던 것 같아요. 사실은 우리 모두가 마음속으로 바라는 걸 세경이가 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마음이 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연기를 하면서 느꼈어요. ‘중요한 건 사랑’이라고요. 다소 현실적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연기하다 보니 저도 많이 공감하게 됐거든요.”

드라마가 방영되는 6개월 동안 구세경으로 살아서였을까. 손여은은 아직도 구세경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평소 없는 모습을 꺼내려 갖은 애를 써야 했기 때문이다. 손여은은 “육체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며 “품이 가장 많이 든 작품이자 캐릭터였다”고 했다.

“그렇게 화려한 모습으로 연기한 것도, 화를 내고 악을 쓴 것도 처음이었어요. 제 안에 그런 모습이 있긴 하겠지만 역시 남이 된다는 것은 쉽지 않더라고요. 저랑 똑같은 캐릭터를 어떻게 만나겠습니까. 최대한 이해하는 거죠. 연기를 계속 하다보면 사람들을 이해하는 폭도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사람에 대한 이해심이 많아야 캐릭터 분석도 좀 쉬워지더라고요. 삶과 연기는 다 연결돼 있는 것 같습니다.”

2005년 SBS 드라마 ‘돌아온 싱글’로 데뷔한 손여은은 데뷔 13년차 배우다. KBS2 ‘각시탈’ ‘마스터-국수의 신’, KBS1 ‘대왕의 꿈’, MBC ‘구암 허준’, SBS ‘세 번 결혼하는 여자’ ‘피고인’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하지만 이제야 제대로 빛을 발하게 됐다.

“그동안 힘든 적이 정말 많았어요. 작품이 들어오지 않거나 연기가 안 될 때 등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죠. 그중에서도 제일 큰 고민은 ‘연기가 왜 안 되지?’였어요.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발전한 것 같은데 그 모습을 알아봐주셔서 감사하죠.”

‘언니는 살아있다!’로 연기력과 흥행성을 입증한 손여은이 앞으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평소 겁이 많은 편이에요. 그나마 연기할 때 도전을 제일 많이 하는 편이죠. 캐릭터를 맡을 때마다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있지만 하고 나면 묘하게 재밌고 기쁩니다. 선물과도 같죠.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그게 제 연기 모토예요. 다음에는 달달한 로맨스코미디물을 만나고 싶습니다.”

박슬기 한경텐아시아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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